4TH INDUSTRIAL REVOLUTION

“전원을 끄지 말아 달라”… 로봇의 ‘애원’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작고 귀여운, 때론 반려펫과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신의 전원 스위치를 끄지 말아 달라고 애원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까?”

“작고 귀여운, 때론 반려견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신의 전원 스위치를 끄지 말아 달라고 애원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인간처럼 행동하는 로봇이 우리 주변에 조금씩 자리를 넓혀 가며 공존을 시작하고 있는 지금 로봇을 대하는 인간의 행태는 어떠한가. 의외로 우리 인간은 로봇이나 기계로부터 전해지는 사회적 신호를 상당히 쉽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체 더 버지의 보도에 따르면, 인간과 비슷하게 행동하는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행태를 알아보기 위해 독일 연구진이 실시한 한 조사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애원하는 로봇의 전원을 쉽게 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전원 스위치를 내리지 못했고 일부는 평소 대비 두배 이상의 시간을 주저하다 행동에 옮겼다.

출처: PLOS ONE

이번 조사에서 89명의 참가자들에겐 로봇의 학습 알고리즘을 향상시키기 위한 작업으로 두가지 과제가 주어졌다. 나오(Nao)라는 로봇에게 피자와 파스타 중 어떤게 좋냐는 질문에 답하도록 하는 등의 과제였지만 사실 이는 페이크… 연구진이 실제로 원한 것은 과제를 마친 뒤 로봇 나오의 전원을 꺼달라는 요청에 참가자들이 보이는 반응에 있었다.

“안돼요. 제발 스위치를 끄지 마세요! 전 정말 스위치가 다시 켜지지 않을까봐 두렵단 말이에요!”

나오의 전원 스위치를 내리려 하자 나오는 절반의 참가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머지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아무런 표현을 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연구진은 로봇의 요청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보려 했다.

나오의 요청을 들은 43명의 참가자 가운데 13명은 그예 스위치를 끄지 못했다. 동정심이 많은 일부 참가자들은 나오에게 미안함을 느꼈고 그의 부재를 걱정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이들은 뭔가 자신들이 잘못된 일을 하는게 아닌가 걱정도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나머지 30명은 그의 저항(?)에도 스위치를 껐다. 하지만 일부는 주저하기도 했고 어떤이들은 나오가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은 그룹이 전원을 내리는 시간보다 2배 이상 시간을 지체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사람들은 로봇과 같은 전자적 매개 또는 제품을 하나의 살아있는 객체로 대하는 경향이 있음을 방증한다. 인간은 로봇이나 기계에 성(젠더) 전형성을 갖고 대하거나 상호주의를 보이고, 심지어는 지시까지 받을 수 있다는 앞선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 2006년 일부 학자들은 인간간의 상호작용과 인간대 기계간 그것이 차이보다는 유사성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사람들은 로봇을 기계라기 보다는 하나의 실제 인간처럼 대하는 경향을 갖는다. 인간은 TV, 컴퓨터, 로봇 등과 같은 비 인간 미디어를 인간처럼 대하며 상호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 the media equation. 1996.

이번 연구와 앞선 유사 연구들의 차이는 로봇이 농담을 건네거나 개인정보를 나누는 등 사회적 교감의 기술을 보인 뒤 스위치 차단을 요구했다는 점. 하지만 놀랍게도 이번 연구에서 이 점은 참가자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수행한 호르슈트만은 “media equation 이론은 우리 인간이 오랜세월 지구상에 단 하나의 사회적 존재였기에 로봇에도 사회적으로 반응함을 시사한다”며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은만큼 우리는 그점에 적응해야한다. 무의식적인 (그와 같은) 반응은 이제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지 않아 로봇의 전원을 끄는데 익숙해져야 할 때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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